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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비뇨의학과 오정현 신장암 수술 키워드 '최소절개·최대보존'

조회 2,141

MH연세병원 2019-04-06 09:56

[프라임경제] 흔히 신장을 '침묵의 장기'라고 한다. 이는 신장의 기능이 5% 이하로 떨어질 때 까지는 크게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이유야 다르지만, 이는 신장암 발생 시에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암이 비슷하겠지만 신장암의 경우는 혈액 검사로 추측할 수 있는 암 표지자도 없어 스스로 자각증상을 느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신장암은 주로 타 질환의 치료과정에서 촬영한 이미지 검사나 건강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돼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검진의 활성화 및 초음파 기술의 발전으로 예전처럼 이곳저곳 전이되고, 대정맥까지 암세포가 막혀있는 말기암 환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최근 신장암 치료의 포커스는 조기에 진단된 암을 수술적으로 치료 시 얼마나 신장의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지에 맞춰져 있다.

예전에는 신장암이 의심될 경우 대부분 한쪽 신장을 완전히 제거했다. 하지만 개복수술 부터 부분 신절제가 시도되고, 경과를 관찰한 결과 조기 진단된 암의 경우 완전 절제에 비해 크게 예후에 차이가 없다고 결론이 났다. 그래서, 4cm이하의 암은 부분절제술이 표준화돼 가고 있지만 암의 위치, 모양 등에 따라 수술법의 차이는 있다.

최근의 수술법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최소절개·최대보존'이다. 최소절개의 경우 환자는 빠른 회복으로 큰 장점이 있지만, 정작 절개 테크닉의 어려움은 의사의 몫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복강경 기술의 대중화로 많이 극복했고, 최근에는 로봇수술까지 시행되고 있다.

신장세포는 한 번 파괴가 되면 다시 재생되지 않는다. 신장암으로 신장 한쪽을 제거하는 것은 신장기능 50%가 사라진다는 의미다.

물론 수술 전 대비 기능적 측면에서 98%이상 회복은 되지만, 환자의 입장은 다르다. 암도 낫고 싶고, 내 신장 기능도 그대로 보존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면에서 조기 진단을 기반으로 한 복강경하 부분 신절제술이 환자의 니즈에 가장 부합한다. 물론 이는 로봇수술로 할 수 있으며, 두 수술은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신장은 우리 몸의 피를 정화시켜 주는 기관이다. 그만큼 단위 면적당 혈류량이 많다. 그리고 조직이 단단하지 못하다.

수술 중 출혈을 가장 간단히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바느질로 조직을 기워주는 것이다. 하지만 간, 신장 등은 바느질을 할수록 더 피가 날 뿐이다. 전기나 열을 이용한 지혈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일단 신장암을 제거할 때 신장 동맥을 결찰해야 출혈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저산소성 신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상온에서는 신장 결찰 후 30~40분 이내에 제거 및 지혈을 끝내야 한다.

개복수술의 경우 얼음을 이용해 저온환경을 만들어 시간을 더 연장할 수 있지만, 복강경의 경우 불가능하다. 이 상황에서는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수술을 빨리 끝내는 방법을 만들어내든지 아니면, 신장 동맥을 결찰하지 않고 하는 수술이다.

신장에 발생한 신장암은 주변의 정상 신세포와 경계부위에 얇은 벽을 만든다. 이것은 부분 신절제술을 암세포 적출술(enucleation) 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가 된다.

암세포 적출술(enucleation)은 날카로운 수술도구로는 가능하지 않다. 끝이 무딘 기구로 암세포와 주변조직을 박리해 제거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는 경계부위를 박리함으로써 혈관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고 둘째는 암세포를 신장에 남겨 놓을 확률이 줄어든다.

즉, 날계란을 까서 노른자만 들어낸다고 상상하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출혈이 적어 신장 동맥을 결찰할 필요가 없어 허혈성 신손상이 없다.

이 수술은 기존에 없는 도구를 이용한 수술도 아니며, 단지 적절한 도구로 병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적용해, 최상의 결과로 이끌어주는 방법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암 치료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조기발견임을 잊지 말아야 겠다.

오정현 MH연세병원 비뇨의학과 과장